방산

‘평화 헌법’ 벗으려는 사무라이, K-방산과 한판 승부 예고

일본, 무기 수출 전면 허용하며 ‘방산 금기’ 해제…韓-日 진검승부 펼칠까?
체급 키우는 일본 방위산업, ‘규모의 경제’ 앞세운 한국의 수성 전략은?

[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지난 수십 년간 ‘살상 무기 수출 금지’라는 빗장을 걸어 잠갔던 일본이 마침내 그 봉인을 풀고 글로벌 방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 21일,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을 전격 개정하며 무기 수출을 전면 허용한 것. 우선은 동아시아 방산 시장에 거대한 메가톤급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로써 최근 러·우전쟁과 이란사태를 겪으며 한층 주목받고 있는 K방산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양승윤 연구원이 공개한 관련 보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무라이'의 귀환, 빗장 풀린 일본 방위산업 동향 ‘눈길’

 

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본이 올 봄을 목표로 추진하던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을 개정하여 무기 수출을 전면 허용했다.

 

이로써 기존에는 비 살상 5개 유형(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에 한해 수출을 제한적으로 용인해왔지만, 이제는 살상 능력을 갖춘 무기 체계의 해외 판매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일본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지정학 판도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자국 방위 능력 강화와 방산 생산 기반 확립을 위해 자국 수요에 더해 수출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무기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자국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방산 생산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이번 수출 승인 이전에도, 이미 방위비 지출을 GDP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방산 기업의 이익률 상한선까지 대폭 높이며(8%→16%) 체력 비축을 마친 상태다.

 

■불가피한 韓-日 방산 맞대결, 승자는 누가될까?

 

이처럼 일본이 본격적인 수출 무대로 나서게 되면서 최근 ‘K-방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과의 격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그 경쟁 구도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양국의 경쟁 분야와 비교 우위에 대해 일본은 지리적 특성상 함정, 항공기, 미사일 체계가 매우 발달해 있다. 특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구형 레이더나 함정을 공여하며 방산 생태계를 확장시키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한국의 해상 방산 수출과 직접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나아가 5월 일본 연휴에 일본 방위성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것이 유진투자증권 양 연구원의 판단이다.

 

특히 일본의 지리적 특성(4면이 바다)을 고려하면 해상 루트(Sea Lane) 및 공역 방어가 중요하며, 일본의 방위 전략도 이에 근거하여 수립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항공기, 함정(수상함/잠수함), 미사일 체계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반대로, 지상 체계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 방산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할 분야도 항공기/함정/미사일 분야로 판단된다. 다만, 항공기는 GCAP 전력화 시기가 2035년경으로 단기 경쟁 가능성은 낮고, 함정과 미사일 체계 또한 자국 수요가 높아 CAPA가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 레퍼런스 및 무기 체계의 성능 신뢰성 관점에서 한국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

 

이미 한국은 이미 폴란드, 호주 등에서 검증된 '수출 레퍼런스'와 압도적인 '가성비(성능 대비 가격)', 신속한 납기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자국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생산 능력(CAPA)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치트키', 미·유럽과의 화려한 협력 강화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패트리어트 미사일 라이선스 생산 및 SM-2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표준'인 미국·유럽과의 협력 네트워크가 막강하다. 특히 최근 미·일이 착수한 '고체 로켓 모터 공동 생산' 프로그램은 일본 방산의 기술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본의 방산 기업들은 CAPA 증설 진행 중이나, 이는 내수 수요 증가를 고려한 투자로, 수출을 고려할 시 추가적인 생산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 연구원은 일본 방산 기업들은 수출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인 점을 강조.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협상하는 형태로 기업은 수동적인 관점인데다, 기업 레퓨테이션 등을 고려하여 소극적인 모습도 확인된다는 입장이다. 즉, 수출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은 아니라는 것. 다만, 장기적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여지를 뒀다.

 

즉,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과 방산 협력이 진행 중인 점은 일본 방산의 강점으로 미국의 미사일 부족에 따른 확충 수요에 대한 수혜 가능성이 존재하는데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인도-태평양 산업 회복력 구상(PIPIR)의 일환으로 고체 로켓 모터 공동 생산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도 미쓰비시중공업은 미국과 SM-2 공동 개발과 패트리어트 라이센스 생산을 진행 중인 점은 주시해야할 대목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K-방산의 다음 스텝은 단순한 수출 넘어 '공동 개발' 절실

 

일본의 가세는 한국 방산에 위기이자 기회다. 단순히 무기를 파는 '직수출' 구조를 넘어, 현지 생산과 공동 개발 등 '협력 모델의 고도화'가 절실해졌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해금에도 한국 방산의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수출 노력 등 국가 차원의 기술 개발 지원과 수출 노력이 필수적이며, 단순 직수출 구조에서 공동 개발, 현지 생산 등 협력 수준도 한 단계 레벨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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