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수평선 넘어 목표물에 ‘쾅’…북 전략순항미사일 자초지종

탐지 어렵고 자유자재 회피기동…속도・탄도・연료 등 발전여지 커
군산・요코스카・기륭 미군기지 위협…북 서해 구축함 발사의 단서
핵무기 잡는 병기, 한미 방어체계 무력화 초점…무기수출 포석도

[엔트로피타임즈=이상현 편집위원]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 한 전략순항미사일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력에 꽤 큰 도전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에 발사된 총 비행거리 1500~2000km급 북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저고도·기동 비행으로 한국과 동맹의 방공·미사일방어 체계를 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상 고정레이더 위주의 현재 구조에선 수평선 너머에서 저고도로 발사된 미사일을 일찍 발견하기 어렵다. 서해 쪽으로 발사된다면 군산 공군기지와 대만 해군기지의 핵과 재래식 전력을 무력화 시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이 서해에서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을 지원하고, 러시아가 수십시간 비행 가능한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Burevestnik)’ 기술을 이전한다면, 그간의 핵전력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지도 모른다.

 

북 전략순항미사일 비행거리 2500km

북한은 10일(평양 시간) 남포시 인근 남포조선소 앞 서해상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 4일과 마찬가지로 구축함 ‘최현’호에서 같은 무기를 시험발사한 것이다. ‘최현’호는 서해안 남포 조선소에서 건조·취항한 신형 구축함이다. ‘최현’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소비에트연방 군인 출신 북한의 군인·정치인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최측근이다.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최룡해의 부친 이름이기도 하다.

북측은 시험발사가 작전운용평가시험의 일환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며 해군 핵무장화를 강조했다.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의 비행시간은 각각 1만116초(2시간48분36초), 1만138초(2시간48분58초). 사거리, 정확히 말해 순항미사일의 총 비행거리는 총 2000~2500km로 추정됐다.

이번 발표는 고위 간부의 발언이나 <조선중앙통신> 논평, <노동신문> 사설이 아닌 ‘이란사태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과의 질의응답’의 형식으로 발표됐다.

북한 매체 보도 사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딸 김주애(정확한 이름이 아님)와 함께 화상참관 했다. 김주애는 조선인민군 미사일총국 지휘관으로 임명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자료=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 제공  자료=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 제공 

 

 

군산 미 공군기지,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도 사정거리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비행거리를 고려하면, 한미연합 군사력의 한반도 전초기지가 기본적으로 타격 범위에 포함된다. 지상군 전력의 중심인 평택 기지는 물론, B-1B 전략폭격기나 F-35 등이 배치된 오산 공군기지, 무인기 MQ-9과 F-16 등이 이미 배치됐고 곧 F-35A 배치가 예정된 군산 비행장,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미 해군 전략무기 거점인 진해 해군기지 역시 가볍게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모두 발사 북한 군함으로부터 600km 이내에 위치한다.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700 km)와 요코스카 해군기지(1200 km), 남포항 앞바다에서 직선거리로 약 1547km인 대만 기륭 해군기지 역시 사정권이다. 괌 미군기지(3500km)에는 조금 못 미친다. 

순항미사일은 저고도·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전략순항미사일은은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레이더 탐지를 회피할 수 있고,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면서 “한미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 시키려는 목적이 뚜렷한 무기”라고 기자에게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반항공, 반잠, 수뢰 무기체계의 조속한 운용 평가 지시는 구축함이 적의 공격(잠수함, 항공기)으로부터 스스로를 완벽히 보호하며 '바다 위의 핵 미사일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기반 핵 전력이 파괴되더라도 해상에서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제2타격 능력(Second-Strike Capability)'을 확보, 미국의 선제공격 의지를 완전히 꺾겠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선제공격, 증원 차단 능력 과시

북한은 최근 9차 당대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전투체계'를 시사, 구축함 내의 모든 센서와 무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능력 강화를 시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 해군의 대형화, 미사일화는 미국에 증원 전력을 보낼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강력한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 A2/AD)’의 발현”이라고 분석했다. 

구축함에서 함상자동포를 제거하는 대신 초음속순항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려는 계획은 ‘근접전’보다는 ‘원거리 요격 회피’와 ‘적 함선 및 항모와 전략적 공격(지상시설 핵공격)’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먼 거리에서 초음속순항미사일로 선제타격하는 것은 근거리 접적 교전 상황 자체를 작전설계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라며 “초음속순항미사일 발사관을 추가, 화력량을 극대화하는 것은 전략타격화력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미사일을 동시 발사, 적 방어망을 포화·압도하는 집중타격 개념이다. 제9차 당대회에서 강조한 ‘집초공격의 밀도와 지속성 제고’와 맞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미 해군력에 대한 비대칭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은 한미 해군의 기술적 우위를 근거리 교전에서 상쇄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아래, 원거리 전략타격 수단을 최대화 하려 한다”면서 “특히 초음속순항미사일은 요격이 어려워 한미 방어체계 무력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북한 핵전력이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 중심의 단일 플랫폼 구조였는데, 향후 지상(ICBM·단거리 탄도미사일)·해상(구축함 전략순항미사일)·수중(SLBM·핵무인수중공격정)을 아우르는 다층적 운용체계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 제공 

 

북은 왜 전략순항미사일은 서해에서 주로 발사할까?

시험발사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의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에 대한 반발 성명이 나온 10일 진행된 점도 주목된다.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는 차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된다면 탄도미사일 발사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단거리 이상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대부분이 동해쪽으로 이뤄진 것과 대조적으로, 수년 전부터 순항미사일 발사시험은 서해바다에서 진행돼온 점도 눈에 띈다. 북한 서해안에 있는 남포 조선소와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몇몇 심오한 의미가 더 있어 보인다. 

가장 큰 의미는 서해가 중국과 마주한 바다라는 점. 북한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앞서 당연히 중국 군사 채널과 협의한다. 그런데 중국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설과 내심 매우 불쾌하게 받아 들인다는 설이 각각 나름의 근거와 함께 존재한다.

군사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유엔제재 대상이 아닌 북한 전략순항미사일이 한반도 동해 대비 서해에서 한국·미국 국방전력에 더 많은 피로감을 주면서 핵 억제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북중관계에 비춰 대만해협에서 미중간 군사력이 충돌하면, 북한이 개입할 여지가 높다. 북의 초음속 전략순항미사일은 북 서해한 남포 앞바다에서 대만 해군기지까지 1500km를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이 지난 2022년 10월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전 담당)에서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점은 북중관계를 읽는 중요한 포인트다. 2022년 2월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고, 러시아는 이 결의안에 대해 기권했다.이밖에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맹비난 했던 북한이 핵무기가 아닌 전략순항미사일의 위력을 직간접 과시하면서 무기수출(방위산업)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단호하지만 톤은 낮게…대미 메시지 관리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미국, 이스라엘의 행위를 영토주권 침해, 체제전복 기도 등 불법화로 규정한 것은 향후 자신들에 대한 전쟁 개시 및 체제 전복 기도행위를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미대화 성사 분위기 등과 무관한 주권존중에 대한  원칙적인 의사표명 의도이지만,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 외무성 대변인 대답 형식은 형식적 톤 다운 의도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