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란, 국제유가 카르텔의 교란자…미국 제재의 역설

이란 석유장관 “OPEC+ 석유생산계획 조정할 것”
OPEC 등 산유국 생산량 합의서 열외…모두 골치

[앤트로피타임즈 이상현 기자] 상위 석유수출국가들의 연합체인 OPEC+가 석유 생산계획을 추가로 조정할 계획이지만, 언제 결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25일(테헤란 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OPEC+ 의장국인 이란의 모흐센 파크네자드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 및 파트너 국가들과 시장 공급 원유량 조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파크네자드 장관은 “OPEC+에서 이미 결정된 몇 가지 보상 조치가 있으며, 이런 조치들이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기자가 “6월에 감산 계획을 조정할 수 있느냐”고 묻자 파크네자드 장관은 “유가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가지 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파크네자드 장관은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관세이며, 미국은 중국과 다른 여러 국가들과 관세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OPEC+의 원유 공급량은 시장안정을 위해 몇가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은 맞다”고 덧붙였다.

 

OPEC에서 이란이 빠진 OPEC+

OPEC 회원국은 2025년 4월 현재 알제리아(Algeria), 콩고(Congo), 적도 기니(Equatorial Guinea), 가봉(Gabon), 이란(Iran), 이라크(Iraq), 쿠웨이트(Kuwait), 리비아(Libya), 나이지리아(Nigeria),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아랍에미리트( United Arab Emirates), 베네수엘라(Venezuela) 등 12개국이다. 

 

OPEC+는 OPE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4개 나라가 참여하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4개 거대 산유국들이 참여, 총 8개 나라가 회원국을 구성하고 있다.

 

OPEC+는 원유 생산량을 조절, 유가 변동성을 줄이고 석유시장 안정을 꾀할 목적으로 지난 2016년 OPEC이 주도해 결성했다. OPEC 회원국 중 상위 4개 국가들이 비OPEC 산유국들 중 러시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들을 끌어들였다.

 

2014년 유가 폭락을 가져온 미국발 셰일혁명 이후, OPEC만으로는 석유시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아래 결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석유 수출국들의 수익을 보호하고, 세계경제에 미치는 석유가격의 영향을 완화하고자 했다.

 

미국의 눈 “에너지 정치화의 축, 이란” 

자국의 ‘독점금지법’에 따라 최상위 산유국임에도 OPEC나 OPEC+에 가입할 수 없는 미국은 올해 OPEC 의장국 이란과 지구촌 석유 공급과 가격 통제권을 둘러싸고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양측은 화석연료 정책을 둘러싸고 상반된 이해관계를 드러내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안정 차원에서 국제유가 안정을 선호한다. 셰일오일 증산과 전략비축유 방출 등 공급 확대 정책을 유지했다. 반면 이란은 OPEC 의장국으로서 산유국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감산 기조를 지지하며 유가 방어에 나섰다. 미국은 그러나 2020년 코로나봉쇄로 지구촌 원유 수요가 급감, 국제유가가 폭락하자 OPEC 등과 에너지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감산에 협력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문제는 중요한 갈등 심화 요인이다. 미국은 금융 및 에너지 제재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려 한다. 하지만 이란은 제재 해제와 함께 국제 시장에서의 정상적 원유 판매 권리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특히 OPEC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이란의 행보는 미국의 견제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OPEC의 역할을 둘러싼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미국은 OPEC이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경계한다. 반면 이란은 에너지 자원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며 서방에 대응하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미-이란 양측의 갈등은 지구촌 에너지 공급과 가격 주도권 경쟁이 핵심이며, 제재와 시장 논리가 교차하는 복합적 충돌로 평가돼 왔다.

 

더 팔아야 하는 이란, 덜 팔아야 하는 전체 산유국

실제 이란은 미국 제재 때문에 여러 차례 OPEC+ 감산에서 공식적으로 ‘예외’ 또는 사실상 비참가 상태였다. 이란은 미국의 원유 제재를 이유로 “제재가 지속되는 한 OPEC 생산 합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감산 합의 예외 지위를 요구해 왔고, 실제 수차례 감산 의무를 면제받았다.

 

OPEC+는 이란·리비아·베네수엘라를 예외로 두고 나머지 회원들이 더 많이 줄이는 방식으로 총 감산 규모를 맞춰 왔다. 이란이 얼마나 생산·수출하느냐에 따라 다른 산유국의 추가 감산 필요성과 집행 신뢰도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이란의 감산 준수 여부는 다른 회원국들의 부담과 유가 변동성에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줘 온 게 사실이다.

 

2017~2024년 OPEC+의 반복적인 감산·연장 결정은 전체적으로 유가 변동성을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이란·제재 이슈는 항상 추가적인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유가에 덧씌웠다.


이란과 미국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Hormuz) 해협 통과 위험과 제재 강도, 이란의 실제 수출 수준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가격이 ‘감산 효과’ 이상으로 크게 출렁였다. 이는 시장 안정성 인식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구촌 전체를 아울러 화석연료시장의 예측가능성은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적잖은 비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