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2025년은 세계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목표인 넷 제로(Net Zero)에서 한 발 물러선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소매업체와 은행, 자동차 제조사,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중립 약속이 축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탄소중립이라는 장기목표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제적 논리가 앞선 때문인데 문제는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올해 들어 일부 기업들은 기존의 감축 목표를 낮추거나 달성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결정을 내렸는가 하면 경영진 보너스 제도에서 환경 목표를 제외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기업 전략의 변화라기보다 정치·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을 이끈 것이 바로 미국의 정책 변화다. 취임 초부터 노골적인 넷제로 혐오를 드러낸 트럼프 정부의 행보가 이런 기류를 조성하는 데 앞장 선 것.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환경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들은 기후 행동보다 단기적 수익과 주주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적으로도 유엔이 2021년 시작한 넷 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업들조차 목표 달성 의지를 약화시키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기후 행동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조짐이 감지된다.
◆ 기후 목표보다 정치·경제적 현실을 우선시한 사례 적지 않아
지난 19일 영국 가디언지는 2025년을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목표인 넷 제로(Net Zero)에서 후퇴한 해로 규정하며, 정치·경제적 압력 속에서 기업들이 기후 행동보다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넷 제로 금융 동맹에서 탈퇴하고, 에너지 기업들이 국제 표준 기구에서 이탈하는 등 넷 제로 약속을 축소하거나 지연하는 움직임이 여러 산업에서 포착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넷 제로 은행 동맹(Net Zero Banking Alliance)에서 탈퇴했다. 이는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와 규제 완화 신호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금융권이 기후 목표보다 정치·경제적 현실을 우선시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에너지 기업들 역시 국제 표준 기구에서 발을 빼며,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요구한 ‘신규 석유·가스 개발 중단’ 조건을 수용하지 못했다. 결국 기후 목표보다 사업 지속성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소매업체와 자동차 제조사, 지방정부까지 넷 제로 목표를 축소하거나 지연하는 사례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기존의 감축 목표를 낮추거나 달성 시점을 뒤로 미루었고, 경영진 보너스 제도에서 환경 목표를 제외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는 단기 수익과 주주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영 논리가 기후 행동을 압도한 결과였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환경 단체 NewClimate Institute가 2025년 9월 23일 발표한 ‘Net Zero Stocktake 2025’ 보고서는 넷 제로가 “정치적 반발 속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목표의 질적 수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현재의 기류가 생각만큼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리고 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 GDP의 77%가 여전히 넷 제로 목표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면서도, 기업들의 상당수가 중간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디언이 지적한 기업들의 후퇴와 맞물려 넷 제로가 단순한 선언에서 실질적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 제로 트래커(Net Zero Tracker) 데이터베이스에서 주체별(Net Zero를 약속한 기업·정부·도시 등 그룹별) 넷 제로 공약 수와 2020년 12월 이후의 증가 추세 [자료= NewClimate Institute]](http://www.entropytimes.co.kr/data/photos/20251252/art_17664691216587_a50a2e.png)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대다수 컨설팅 기관들은 2025년을 ‘규제의 혼란과 기업 후퇴가 맞물린 해’로 평가한다. 일부 지역은 기후 규제를 강화했지만, 다른 지역은 완화하면서 정책의 불일치가 기업들의 넷 제로 전략을 흔들었다는 것. 국제적으로도 유엔이 2021년 시작한 넷 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업들조차 목표 달성 의지를 약화시키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기후 행동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조짐이 감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배터리, 철강, 조선 등 글로벌 공급망 핵심 산업을 보유한 한국은 세계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환 속도 둔화는 배터리 수출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철강과 조선 같은 고탄소 산업은 금융권의 투자 후퇴로 단기적 숨통은 트일 수 있지만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예정대로 강화되고 있어 저탄소 기술 투자와 공정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일차적 요소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꼽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즉 정부와 국제기구가 규제와 인센티브를 병행해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의 넷 제로 후퇴는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경제 논리에 밀려 자발적 약속의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다. 한국은 불확실한 국제 환경 속에서도 표준 대응과 데이터 투명성, 전환 투자라는 기본기를 강화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해운·조선업계가 범국가적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별별 아이디어를 갖춘 행보로 분주하다. 첫 그린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을 취항시키는가하면 날개를 달거나 전기를 추진 동력으로 삼는 선박을 건조하는 등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 이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점점 더 병들고 있는 지구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여서 훈훈한 울림을 주고 있다. HD현대, 바람의 힘으로 달리는 선박 띄웠다…‘윙세일’ 해상 실증 착수 HD현대그룹과 삼성중공업은 돛처럼 바람의 힘으로 선박의 추진력을 보태는 ‘풍력 보조 추진 장치’의 해상 실증에 나서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자체 개발한 풍력 보조 추진 장치(WAPS, 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인 ‘윙세일(Wing Sail)’ 시제품을 선박에 탑재하고 해상 실증을 본격화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번 실증이 진행되는 선박은 HMM이 운용 중인 5만 톤급(MR급) 탱커선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토양은 지구에서 가장 큰 탄소 저장고 중 하나다. 농업 방식과 토지 관리가 바뀌면 토양은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토양 탄소 크레딧 거래가 성사되면서 이 잠재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농업과 IT 산업의 연결, 기후 대응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 로이터는 15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재생농업 기업 '인디고 카본'과 285만 톤 규모 탄소 크레딧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로이터의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디고 카본과 체결한 이번 계약은 12년에 걸쳐 총 285만 톤의 토양 탄소 크레딧을 확보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디고 카본의 크레딧이 톤당 60~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어 왔다는 점을 들어 총 규모가 약 1억7천만에서 2억2천8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한 테이블에 앉은 인디고 카본은 미국의 농업 기술 기업 인디고 애그가 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최근 조선업계가 해운산업의 탈탄소화를 이끌 주요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박용 윙세일(Wing Sail)’ 도입 경쟁에 돌입했다. 12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 정부가 설정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전 산업계가 신기술이나 다양한 탄소 감축 방법을 도입·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에 ‘선박용 윙세일’ 도입 경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선박용 윙세일은 항공기 날개 형상을 선박에 적용해 바람의 힘을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보조 추진 장치다.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HMM, 삼성중공업 등도 도입 및 실증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선박용 윙세일(Wing Sail)’ 작동 원리 및 연료·탄소절감 효과는? 그렇다면 그 작동원리는 무엇이고 연료 및 탄소 절감효과는 얼마나 될까? 해운업계에 따르면 윙세일은 기본적으로 항공기의 날개(에어포일)와 유사한 원리를 이용한다. 즉, 바람이 윙세일의 상하단(또는 양 측면)을 지날 때, 곡면의 디자인으로 인해 공기 흐름의 속도 차이를 발생시켜 양력을 얻는다. 또 추진력 확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기후 거버넌스가 중대한 균열에 직면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된 이번 결정은 미국의 기후 리더십 상실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부상을 촉진하고 개도국 지원 축소와 국제 무역 질서 변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한국 역시 동맹국 미국의 후퇴와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과 산업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결정이 아니라 세계 기후 질서의 근본적 균열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미국이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는 때문이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전문 언론 매체 Carbon Brief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폭염과 홍수, 산불과 해수면 상승은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세계는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1.5℃ 목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각국의 탄소 감축 정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OP 회의에선 합의가 지연되고, 일부 국가는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IPCC가 2023년 3월 20일 발표한 6차 평가보고서 종합판 역시 잔여 탄소예산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해 11월 공개된 글로벌 탄소예산 2023 보고서는 CO₂ 배출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지적한다. 어느 하나 희망적인 구석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려는 이 기술은 위험하지만 연구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태양을 가리는 기술, 구원일까 재앙일까 태양 지구공학의 핵심 메커니즘은 비교적 단순하다. 태양 지구공학은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거나 해양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매일유업(대표 김선희, 이인기, 곽정우)이 당초 약속한대로 임직원 자선바자회 판매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따뜻한 나눔을 이어갔다. 26일, 자사 사내 봉사동호회 ‘살림’과 기업문화 함양을 위한 ‘매일다양성위원회’가 주관한 자선바자회의 수익금 3,650만원 전액을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했다고 밝힌 것. 앞서 매일유업은 이달 초, 이번 바자회를 통해 모인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입양기관과 미혼모시설 등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기부금은 지난 11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자선바자회를 통해 마련됐다.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한 바자회 판매 수익금이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 곳곳의 도움이 절실한 다양한 이웃들에게 전달되었다. 매일유업이 이번 자선바자회 판매수익금을 기부한 곳은 총 세곳이다. 먼저 지난 6일, 매일유업 임직원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직접 찾았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임직원들은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며 안부를 묻는 등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이디야커피가 연말을 맞아 고객들과 소통을 위한 따뜻한 클래식 공연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내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등 상생을 통한 지속 성장 행보로 분주하다. 이는 국내 1세대 토종커피브랜드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행보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이디야커피는 지난 17일 사옥 내 복합문화공간인 이디야커피랩에서 연말 맞이 고객들을 위한 따뜻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연말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클래식 선율을 중심으로 한 공연 구성으로 공간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리며 이디야커피랩만의 복합문화공간 이미지를 강화했다. 공연에는 New York Classical Music Society Asia Team(NYCMS Asia)이 참여해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담은 무대를 선보였는데, 전통 클래식부터 현대 클래식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통해 K-컬처와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칼 젠킨스의 ‘팔라디오(Palladio)’를 시작으로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Cello Concer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