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사상 유례없는 강릉발 가뭄 사태에 잠들어있던 해수담수화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주 미미한 꿈틀거림이지만 분명히 신호는 있다. 발단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였다.
지난 8월 30일,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 현장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관계자들과 함께 한 가뭄 대책 회의에서 장기적 가뭄 대책으로 해수담수화를 거론하면서 잊혀졌던 해수담수화 논의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 당장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차원이 아닌, 근본적인 해법 중 하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날 발언이 현실로 구현될 지는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해수담수화는 한국처럼 연 강수량이 적지 않은 지역에서 구동하기엔 적절치 않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행정부 수장의 말을 단순히 흘려들을 수 없는 정권 초의 해프닝을 우려한 때문이다.
시쳇말로 관료들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를 줄여서 표현한 MZ세대의 신조어)하지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이번처럼 극한의 가뭄이 언제 어디서 다시금 재현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렇다면 대통령의 말처럼 장기적인 해법 중 하나로 고려해볼 수도 있을 일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딱히 필요하지도, 굳이 해야할 일도 아닌 것을 억지로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하물며 그것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면 말이다. 결국 그에는 국민의 세금이 소요된다. 아깝지 않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울 것 같다. 정말 그러지는 않겠지.
![싱가포르 투아스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진=한국수자원공사]](http://www.entropytimes.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920507452_0a0bb1.png)
◆ 관료들의 알잘딱깔센이 우려되는 이유
설마 했던 연인이 떠나는 일이 일상다반사인 것처럼 ‘설마’는 우리 삶의 여러 길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고약한 놈이다. 까마귀(대통령)가 날기 무섭게 배(해수담수화)가 떨어졌으니 하는 말이다. ‘설마‘, 아니겠지?
대통령의 해수담수화 질의가 있었던 날로부터 4일 후인 지난 9월 3일, 부산시가 10년 넘게 멈춰 있던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재가동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부산시가 3일, 기장군 대변리 소재 해수담수화시설에서 '해수담수화시설 활용방안 마련 주민보고회'를 열었다는 것.
시의 입장은 깔끔하다. 해수담수화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오랜 우려를 해소하고, 앞으로 운영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이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거였으니까. 그러니까 당장 재개한다는 것도 아니고 다시 돌려보면 어떻겠냐는 의사를 타진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시민들의 뜻이 그렇다면 그를 받아들이겠다는 공복(公僕)의 충실한 모습이었다는 뜻이다. 여느 때라면 대견하다 할 일이겠지만 역시나 시기가 미묘했다. 10년 가까이 방치해둔 그 시설을 왜 굳이 하필 이 시점에 재가동 운운하는지가 궁금해서다. 사실은 궁금해서라기보다는 그 속이 마냥 투명해보이지 않아서,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사업비만 1954억 원을 투입, 2009년 착공해 2015년 준공했다. 바닷물을 역삼투압 여과 방식으로 하루 4만 5000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기장군 5만 가구에 공급하기로 한 시설이다. 그러나 인근 고리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우려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비운의 시설이기도 하다.
명분상으론 주민들의 반대에 밀린 것이지만 실상은 그의 경제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때문이라고 해야 더 좋을 일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해수담수화는 역삼투압(RO) 방식으로 바닷물을 정수해 식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중동이나 호주, 싱가포르 등 물 부족 국가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한국처럼 연평균 강수량이 1,300mm 이상인 다우(多雨) 지역에서는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논란이 많은 기술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1톤의 물을 생산하는 데 4~7kWh의 전력이 소모되고, 내륙으로 공급하려면 추가적인 에너지 비용이 발생하는 시설이다. 우리같은 처지라면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구조인 셈이다. 이런 애물 단지를 굳이 되살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
부산시는 이 시설을 실증 연구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러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 환경부 용역 결과에 따르면 공업용수 생산 단가는 기존 대비 최대 4배에 달하고, 시설 보수에만 8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이미 상수도 시설이 충분한 상황에서 그만큼의 추가 부담을 떠안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미래를 위한 투자라기엔 너무 큰 출혈이다. 무엇보다 그를 공개한 시점이 걸린다. 이미 정해진 일정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왜 하필 이때였을까. 이조차도 알잘딱깔센인 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는 것이 그리도 잘못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해수담수화가 단기적 응급처방으로는 유효할 수 있지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물 부족은 물 자체의 부족이 아니라, 물 관리의 실패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걸 알게 되면 더더욱 이 기술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전국 평균 누수율은 24%를 넘고, 도시화로 인해 빗물 대부분이 유실되는 게 우리 실상이다. 빗물 저장 인프라는 부족하며, 물 재이용률도 선진국에 비해 낮다. 고치려면 이것부터 고쳐야한다는 뜻이다.
빗물의 염도는 해수에 비해 현저히 낮아 처리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유역의 10%만 활용해도 수십만 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 해수담수화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이 이렇게 버젓이 존재하는데 굳이 해수담수화에 눈길을 돌려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물은 생존의 문제이자 세대 정의의 문제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정책 결정은 단기적 기술 도입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그런 중차대한 일을 이리도 신속하고 깔끔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모쪼록 이번만큼은 한껏 게을러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해운·조선업계가 범국가적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별별 아이디어를 갖춘 행보로 분주하다. 첫 그린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을 취항시키는가하면 날개를 달거나 전기를 추진 동력으로 삼는 선박을 건조하는 등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 이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점점 더 병들고 있는 지구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여서 훈훈한 울림을 주고 있다. HD현대, 바람의 힘으로 달리는 선박 띄웠다…‘윙세일’ 해상 실증 착수 HD현대그룹과 삼성중공업은 돛처럼 바람의 힘으로 선박의 추진력을 보태는 ‘풍력 보조 추진 장치’의 해상 실증에 나서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자체 개발한 풍력 보조 추진 장치(WAPS, 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인 ‘윙세일(Wing Sail)’ 시제품을 선박에 탑재하고 해상 실증을 본격화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번 실증이 진행되는 선박은 HMM이 운용 중인 5만 톤급(MR급) 탱커선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토양은 지구에서 가장 큰 탄소 저장고 중 하나다. 농업 방식과 토지 관리가 바뀌면 토양은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토양 탄소 크레딧 거래가 성사되면서 이 잠재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농업과 IT 산업의 연결, 기후 대응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 로이터는 15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재생농업 기업 '인디고 카본'과 285만 톤 규모 탄소 크레딧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로이터의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디고 카본과 체결한 이번 계약은 12년에 걸쳐 총 285만 톤의 토양 탄소 크레딧을 확보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디고 카본의 크레딧이 톤당 60~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어 왔다는 점을 들어 총 규모가 약 1억7천만에서 2억2천8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한 테이블에 앉은 인디고 카본은 미국의 농업 기술 기업 인디고 애그가 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최근 조선업계가 해운산업의 탈탄소화를 이끌 주요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박용 윙세일(Wing Sail)’ 도입 경쟁에 돌입했다. 12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5년 정부가 설정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전 산업계가 신기술이나 다양한 탄소 감축 방법을 도입·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에 ‘선박용 윙세일’ 도입 경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선박용 윙세일은 항공기 날개 형상을 선박에 적용해 바람의 힘을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보조 추진 장치다.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HMM, 삼성중공업 등도 도입 및 실증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선박용 윙세일(Wing Sail)’ 작동 원리 및 연료·탄소절감 효과는? 그렇다면 그 작동원리는 무엇이고 연료 및 탄소 절감효과는 얼마나 될까? 해운업계에 따르면 윙세일은 기본적으로 항공기의 날개(에어포일)와 유사한 원리를 이용한다. 즉, 바람이 윙세일의 상하단(또는 양 측면)을 지날 때, 곡면의 디자인으로 인해 공기 흐름의 속도 차이를 발생시켜 양력을 얻는다. 또 추진력 확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기후 거버넌스가 중대한 균열에 직면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된 이번 결정은 미국의 기후 리더십 상실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부상을 촉진하고 개도국 지원 축소와 국제 무역 질서 변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한국 역시 동맹국 미국의 후퇴와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과 산업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66개 유엔 및 국제 기후·과학 관련 기구에서 탈퇴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결정이 아니라 세계 기후 질서의 근본적 균열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핵심 기구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미국이 국제적 기후 대응 체제에서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는 때문이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전문 언론 매체 Carbon Brief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폭염과 홍수, 산불과 해수면 상승은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세계는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1.5℃ 목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각국의 탄소 감축 정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OP 회의에선 합의가 지연되고, 일부 국가는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IPCC가 2023년 3월 20일 발표한 6차 평가보고서 종합판 역시 잔여 탄소예산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해 11월 공개된 글로벌 탄소예산 2023 보고서는 CO₂ 배출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지적한다. 어느 하나 희망적인 구석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려는 이 기술은 위험하지만 연구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태양을 가리는 기술, 구원일까 재앙일까 태양 지구공학의 핵심 메커니즘은 비교적 단순하다. 태양 지구공학은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거나 해양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매일유업(대표 김선희, 이인기, 곽정우)이 당초 약속한대로 임직원 자선바자회 판매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따뜻한 나눔을 이어갔다. 26일, 자사 사내 봉사동호회 ‘살림’과 기업문화 함양을 위한 ‘매일다양성위원회’가 주관한 자선바자회의 수익금 3,650만원 전액을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했다고 밝힌 것. 앞서 매일유업은 이달 초, 이번 바자회를 통해 모인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입양기관과 미혼모시설 등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기부금은 지난 11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자선바자회를 통해 마련됐다.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한 바자회 판매 수익금이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 곳곳의 도움이 절실한 다양한 이웃들에게 전달되었다. 매일유업이 이번 자선바자회 판매수익금을 기부한 곳은 총 세곳이다. 먼저 지난 6일, 매일유업 임직원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직접 찾았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임직원들은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며 안부를 묻는 등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이디야커피가 연말을 맞아 고객들과 소통을 위한 따뜻한 클래식 공연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내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등 상생을 통한 지속 성장 행보로 분주하다. 이는 국내 1세대 토종커피브랜드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행보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이디야커피는 지난 17일 사옥 내 복합문화공간인 이디야커피랩에서 연말 맞이 고객들을 위한 따뜻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연말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클래식 선율을 중심으로 한 공연 구성으로 공간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리며 이디야커피랩만의 복합문화공간 이미지를 강화했다. 공연에는 New York Classical Music Society Asia Team(NYCMS Asia)이 참여해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담은 무대를 선보였는데, 전통 클래식부터 현대 클래식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통해 K-컬처와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칼 젠킨스의 ‘팔라디오(Palladio)’를 시작으로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Cello Concer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