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협상 결렬...에너지 트릴레마, 환경서 안보로 바뀔까?

  • 등록 2026.04.13 13: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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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에너지 수요와 안보 관점에서 석탄 발전에 단기 주목해야
에너지 시스템 건전성 평가지표 '에너지 트릴레마', 환경서 안보로 이동?

[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글로벌 경제를 위협중인 에너지 위기가 재차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에너지 트릴레마’의 무게 중심이 환경에서 안보로 이동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란 각국이 에너지 정책을 세울 때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안보성, 경제성, 환경성’ 등 세 가지 핵심 목표를 뜻하며, 이는 세계에너지협의회(WEC)가 각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안보성은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며, 비상상황에서도 전력과 연료를 여하히 확보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또 ▲경제성은 형평성 또는 접근성이라고도 불리는데 국민과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저렴하고 공정한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가와 취약계층의 에너지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포함되며, ▲환경성은 환경에 피해를 주는 정도로 에너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오염 저감 등을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지표다.

 

■ 폭발하는 에너지 수요와 안보 관점에서의 석탄 발전에 주목

 

이러한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 리서치 센터 강진혁, 한승훈 연구원이 ‘에너지 안보 시대 석탄의 귀환(Re-Coal)’라는 보고서를 통해 폭발하는 에너지 수요와 안보 관점에서 단기적으로 석탄 발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트릴레마’가 설명하듯 ①안보성(Security), ②형평성(Equity), ③환경성(Sustainability) 등 모든 핵심 가치를 완벽히 충족하는 단일 에너지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합리적인 에너지 운영 방안은 각 국가가 처한 지리적·경제적 상황에 맞춰 다양한 에너지원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이며, 이란 전쟁은 기존에 영위하던 국가별 최적 에너지 믹스의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현재의 에너지 위기는 트릴레마의 무게 중심을 이동(환경성→안보성)시키고 있는데, 2022년 러-우 전쟁과 유사하게 중동 내 주요 에너지 인프라 타격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이 경보를 울렸다.

 

특히 전세계 LNG 생산의 20%를 담당하던 카타르가 이란의 드론 공격에 피격되고 한국·중국·유럽 등과의 장기 공급계약에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석탄의 전략적 가치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석탄은 안정적인 전원 공급이 가능하고 경제성이 뛰어난 기저전원의 역할을 해왔지만 탄소배출 등 이상기후의 주범 중 하나로 손가락질 받으며 지금은 퇴출 시기를 기다리는 처지로 전락한 상태다.

 

더불어 수요 측면에서는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막대한 전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원전·재생에너지 등 조합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발 에너지 위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석탄 발전소 재가동 등 각 국가의 움직임은 불가피하며 석탄 발전 관련 단기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 동 보고서의 주된 내용이다.

 

■정부, 석탄발전 감축 기조 일시 유예...에너지 안보 최우선 비상 대응 체계로 전환

 

이에 우리 정부 역시 석탄발전 감축 기조를 일시적으로 유예하고,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비상 대응 체계로 전환한 상태다.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석탄발전소 폐쇄 일정 연기로 정부는 올해 6월로 예정되었던 노후 석탄발전소의 폐쇄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보령화력 5호기, 하동화력 1호기 등이 대상이며, 이들의 가동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약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LNG 가격 급등 및 수급 불안 상황에서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한 '응급처치' 성격의 조치로 이해된다. ▲석탄발전 상한제(80%) 해제도 추진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입했던 석탄발전 상한제(발전 용량의 80%까지만 가동하도록 제한)를 일시적으로 해제하여 풀가동(100%)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하고 비싼 LNG 발전 비중을 낮추고, 전력 도매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에너지 믹스 재조정(석탄 + 원전 확대)도 추진한다.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 가동률도 함께 높인다는 복안이다. 원전 가동률을 기존 60%대에서 80% 수준까지 상향하고, 계획 예방 정비 중인 원전들의 조기 복귀도 추진한다.

 

이어 ▲중장기적 '안보 자원화'도 검토한다. 정부는 2040년 탈석탄 목표는 유지하되, 설계 수명이 남은 일부 석탄발전소는 폐쇄 대신 '비상 안보 자원'으로 남겨두어 위기 시에만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기존 목표보다 당장의 에너지 생존(안보)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환경 단체들은 이러한 행보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늦출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민경종 기자 mkj7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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