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트로피타임즈=이상현 편집위원]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이 지난 9일 집권 여당 전현희·박주민 의원을 꺾고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여당 대의원들과 지지자들의 표심은 유명세나 지명도 대신 ‘일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을 골랐다는 평가다.
제 1야당인 국민의 힘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전국적으로 지방선거 전망이 매우 어두운 가운데, 그나마 오 시장이 수도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 선거에서는 60대 이상 연령대 투표율이 높으면 국힘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같은 이치로 2030 세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정원오 후보가 유리하다.
국무위원인 서울시장…균형개발의 역설 직면
한국의 수도 서울의 경영자인 서울시장은 두 가지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선 서울이 세계 최저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전국 최저 출생률을 기록하는 대도시라는 점이다. 시민 삶의 질이 낮으니 아이 낳기를 꺼린다고 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또 다른 역설은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각종 경제사회적 문제 때문에 국토균형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의 지방이전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점이다.
서울이 부동산 거품과 고질적인 교통체증, 도시민 삶의 질 저하, 땅꺼짐 등 도시노후화 등 거대도시의 문제점이 심화되는 동안 지방소도시는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단계에 직면했다.
서울시장은 단순히 도시만을 대표하는 자치단체장이 아니라 나라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국무위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울의 군살을 빼고 국토균형개발을 꾀하는 국가정책에 적극 협력해야 하는 입장이다. 언제부터인가 서울시민만을 위해 개발과 복지 수준을 증진하겠다고 얘기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정원오 후보는 16일(서울 시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와 가진 커피브리핑에서 “중앙정부의 국토균형개발정책과 서울발전이 충돌되는 않겠느냐”는 일본 언론사 기자의 질문에 “서울은 이제 과거에 대한민국의 블랙홀이라는 오명이 있었지만 이제는 서울은 대한민국의 입구”라고 답했다. 또 “해외에서 많은 인재와 자본, 기업들이 서울로 들어와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관문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행정수도가 세종에 세워지면 서울은 경제, 문화 수도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 “서울강화해야 나라가 산다”…균형개발에 회의적
정원오 후보의 맞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오 시장은 “서울을 억제하는 방식의 균형발전은 실패했고, 오히려 서울을 더 키워야 국가 전체가 성장한다”고 국토균형발전 논리를 반박해 왔다. 서울을 눌러도 지방은 살아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민들의 민심은 이중적이다. 대통령선거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를 몰아주는 것과는 별개로, 서울개발확대를 약속한 오세훈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뽑는 투표행태를 보여왔다. 이는 서울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의 독특한 이중성 때문이다. 민주주의나 국가정책의 합리성 등을 지지하면서도 ‘나의 재산가치가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중성의 요체다.
실제 오는 6월3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부동산 문제가 압도적 1위 이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으로 돈몰이에 나서면서 우선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다. 부동산투기용 자금들이 맥을 못추고 주식시장으로 흘려들었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 규제를 적극 풀겠다는 정책 메시지와 함께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5월9일 이전에 서울 집을 팔면 다주택양도세 중과세를 면할 수 있다.
부동산 문제는 연령, 지역, 주거상황 등에 모두 걸쳐져 있어 특정 정치세력에 유불리를 점치긴 쉽지않다. 서울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 역시 지역별, 연령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관성적으로 부동산 소유자들의 재산가치를 지켜준 정치세력은 국힘쪽이다. 정원오 후보가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오세훈 시장과 치를 선거가 녹록치 않은 이유다.

정원오, 젊은 직장인들이 반길만한 공약으로 승부
정원호 후보는 젊은층에 다가서는 정책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서아시아(중동) 분쟁에 따라 에너지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서울시민들의 에너지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인프라를 최대한 확충하는 한편 집집마다 구독형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에너지비용을 절감토록 재정지원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연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하는 방식의 에너지기술도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와 함께 “서울시내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를 연계해 할인을 늘리고, 수소자동차와 전기차 보급을 기존보다 더 확대하는 지원 제도를 쓰겠다”고 밝혔다. 또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을 피하는 유연근무제, 시차 출근제를 기업과 기관들에 요청해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전철역 상가 등을 확보해 직장인들이 집 가까이 공유사무실로 활용토록 하는 방안도 나왔다. 공유사무실과 유연근무제에 출퇴근 시간대별로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제도 등이 직장인들에게 환심을 살 걸로 본다는 취지다.
정 후보는 이와 함께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베이징과 서울, 도쿄를 잇는 베세토 녹색도시 연대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한중일 3국 수도 모두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며 서울이 조율자로 나서 탄소중립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재생에너지를 일상으로…야심찬 계획
정원호 후보는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보조금으로 가정용 태양광 시설을 구독형으로 구입하면 가구 부담이 거의 없고, 서울시가 다 관리해주기 때문에 태양광 전기 사용이 늘 걸로 내다봤다. 가정용 태양광 전기 500와트 기준 월 한 1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기요금이 올라갈수록 아끼는 전기료도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열공급기(heat pump)를 대거 설치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정원호 후보는 “히트 펌프가 는 지열을 직간접 활용하는 방법, 한강물을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면서 “시공비 등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에너지 소비는 줄이고 생산은 늘리는 효과가 있는 방식이다. 가령 공공기관이나 주차장 등 공공시설마다 태양광 기판을 더 많이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세훈 현 시장이 도입한 한강 버스는 교통수단이 아닌 것으로 정부 유권해석이 나온 만큼,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다면 여가시설로 이어나가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과감히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강버스가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고 또 안전하게 전환할 수 있다면 계속 운영하겠지만,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모든 걸 감수하고 중단해야 된다”고 잘라 말했다.
정 후보는 “한강버스는 교통수단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다 서로 인정하는 것이고, 서울시 내부 자료에서도 교통용으로는 불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이 지난번 감사를 통해서 드러났다”면서 “교통문제로 접근하자면 5분 집 앞 정류소, 10분 역세권, 30분 통근을 공약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5060이 정한 화두, 3040이 동의하는 표심
서울시 연령별 유권자 구조는 20대가 약 15~18%, 30대가 약 17~20%, 40대가 약 18~20%를 차지한다. 50대는 약 18~20%, 60대 이상이 약 20~25%를 차지한다.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고 ‘일하는’ 중간세대(30~50대) 중심 구조다.
그러면 단순히 2040 표심을 잡으면 과반 득표를 넘어 60% 가까이도 득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착각이다. 실제 ‘투표 영향력’이 완전히 다르다. 투표율을 보면 왜 착각인지 금세 알 수 있다.
60대 이상은 약 60~7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다. 50대로 가면 50~60%로 투표율이 다소 떨어지고, 40대(40%대), 30대(30~40%)로 갈 수록 투표율이 낮아진다. 20대는 30% 안팎의 투표율을 보였다. 단순 유권자 수는 연령대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투표율을 가중치로 잡으면 표의 무게가 고령층일수록 무겁다.
선거 전문가들은 “2020년대 이후 서울 선거는 50~60대가 방향을 정하고, 30~40대가 결과를 확정한다”고 본다.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시장으로부터 시장직을 빼앗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주거비와 교통비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주는 교통, 환경정책들이 젊은층의 호응을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전망이다. 뭔가 획기적인 바람이 불거나 국힘이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이겨도 아주 힘겹게 이길 전망이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