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로봇시장 재출격...봇핏·볼리 실패(?) 딛고 메기될까?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 직속 ‘RX사업추진실’ 신설...로봇시장 대격변 예고
분산된 조직·역량을 하나로...전략·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원스톱 통합 전략
유진, IBK투자증권 등 증권가 삼성전자 행보에 긍정적 분석보고서 잇달아 출간

[엔트로피타임즈 민경종 기자] 삼성전자가 노태문 DX부문장(대표이사) 직속의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전격 신설하며 로봇 시장 장악을 위한 재출격을 선언했다.

 

이는 그동안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미래로봇추진단 등에 분산되어 있던 로봇 관련 조직과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원스톱으로 통합 추진하겠다는 구상으로,

 

이재용 현 삼성그룹 회장의 선친이자 국내 반도체산업 발전의 초석을 단단하게 일궈냈던 고 이건희 회장의 '메기이론'을 계승하며,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국내 로봇시장의 발전을 견인할 ‘메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과거 완제품 중심의 로봇 사업 기조를 선행 R&D 및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완전히 고도화하는 ‘삼성 로봇의 재출발’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업계(IB)와 증권가 역시 주가 조정기를 거치던 국내 로봇 섹터가 삼성의 사업 본격화를 기점으로 단기 반등 및 대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강혜빈 연구원은 지난 22일자 분석보고서에서 “삼성의 로봇 사업 가시화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요 로보틱스 섹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국내 주요 로봇 기업의 주가 방향성은 사업화 속도와 가시화 정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3분기 이후 휴머노이드 양산 모멘텀과 개별 공급망(SCM)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로봇 테마 전반의 동반상승에서 대기업 밸류체인 내 핵심 부품주로 관심이 좁혀지는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애널도 “올해 이후 ▲기술 개발의 결실로 신형 휴머노이드 공개, 그리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양산 라인 구축 및 공급망 확보, ▲삼성 그룹 제조 분야 AX를 필두로 한 제조 로봇 레퍼런스 확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패(?)를 자산 삼은 ‘수직 통합형’ 생태계...뼈아픈 출시 지연과 타깃 수정

 

유진투자증권 양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과거 웨어러블 로봇 ‘봇핏’과 AI 홈로봇 ‘볼리’의 상용화를 추진했으나 출시 일정이 반복 변경되며 대중 판매에 실패(?)했다.

 

즉, 삼성은 로봇의 경우, 기술 시연과 실제 상품화 사이의 간극이 크고, 소비자 시장에서는 가격·안전·사용성·서비스 생태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직접 경험했고, 이에 따라 향후 사업화 순서는 제조 현장용 로봇을 먼저 개발한 뒤 홈과 리테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삼성은 독보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내재화를 목표로 모터와 드라이브를 자체 설계하고 80여 종의 액추에이터를 연구 중이며, 인간 친화형 휴머노이드 폼팩터와 로봇 핸드를 동시 개발하고 있다는 것.

 

또 소프트웨어 부문도 자체 미들웨어, 강화학습 제어 기술, 제조 작업용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확보했다. 글로벌 R&D 인프라를 연계하는 전략도 채택했다. 즉, 서울 R&D 캠퍼스를 메인 거점으로 두고, 구미 로봇 데이터 팩토리와 미국, 중국, 일본의 해외 연구 거점을 촘촘하게 연계해 운용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은 로봇 수요자인 동시에 반도체·부품·완제품·생산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 공급자여서 자체 공장에서 로봇을 검증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AI와 하드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제조 레퍼런스와 데이터가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수직 통합형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양 연구원의 판단이다.

 

아울러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①삼성·레인보우 공동개발 신형 휴머노이드 공개, ②구미를 중심으로 한 양산라인·데이터 팩토리 구축, ③액추에이터·핸드·센서 등 공급망 확정, ④삼성그룹 제조 현장 내 오퍼레이팅봇·물류봇·조립봇 투입, ⑤투자 및 M&A 확대 여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국내 로봇 섹터는 6월 이후 고점 대비 약 50% 조정되며 단기 모멘텀 부재와 상용화·수익화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과 휴머노이드 기술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삼성전자의 사업 본격화가 산업 기대감을 다시 높이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측했다.

 

이에 더해 테슬라 어닝콜, 현대차 CID, 정부 예산안과 코스닥 제도 개편 등 하반기 이벤트도 집중돼 있어 로봇 섹터의 단기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삼성이 그리는 빅픽처와 5대 관전 포인트는?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삼성이 그리는 빅픽처의 본질은 ‘수직 통합형 AX-RX 생태계’의 완성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즉, ▲공급망 확정: 액추에이터·센서 ➡ ▲구미 데이터 팩토리 양산 ➡ ▲삼성 계열사 제조현장 투입 ➡ ▲실전데이터 축적 및 AI 고도화 라는 ‘수직 통합형 AX-RX 생태계’의 완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

전천후 '기술 공급자'이자 '핵심 수요자'이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배터리, 조선, 건설을 아우르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제조 현장을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 자체 공장을 거대한 테스트베드(초기 고객)로 삼아 로봇을 검증하고, 여기서 확보한 고품질 제조 데이터를 다시 AI와 하드웨어 개발에 즉각 반영하는 강력한 선순환 고리를 독점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울러 2030 AI 자율공장의 핵심 부품, ‘휴머노이드’삼성은 정부 주도 메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남권에 총 60조 원을 투자해 제조업에 RX(Robot Transformation)를 접목해 목표 시점인 2030년 AI 자율공장 구현을 위해 생산 라인과 설비를 관리하는 오퍼레이팅봇, 자재를 나르는 물류봇, 정밀 조립을 수행하는 조립봇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는 것.

 

이에 더해 외부 수혈과 맨파워 강화기술 내재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재 영입과 지분 투자도 공격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전략을 주도했던 이동건 부사장을 RX사업추진실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전격 영입했고, 더불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확대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에이딘로보틱스, 테솔로 등 국내외 기술 스타트업에 전방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로봇 시장을 흔들 5대 관전 포인트로 ▲삼성·레인보우로보틱스가 공동 개발 중인 신형 휴머노이드 최초 공개 ▲구미 중심의 양산 라인 및 로봇 데이터 팩토리 인프라 안착 ▲액추에이터, 핸드, 센서 등 자체 핵심 부품의 공급망 확정 ▲삼성그룹 주요 제조 공정 내 오퍼레이팅봇·물류봇의 실전 배치 ▲기술 격차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대형 M&A 및 지분 투자 단행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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