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편집위원] 지난 2024년부터 지적돼온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생산 지연이 다시 골치아픈 군사 현안으로 부상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공개한 문서에서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의 미 해군 인도 일정이 국방부 당초 계획보다 평균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워싱턴 현지시간)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사에 미 해군용 잠수함 건조를 가속화할 것을 요구했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이러한 요구를 담당하는 업체 중 하나다.
해외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해군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인도할 예정이었던 버지니아급 잠수함 11척은 평균 2년 3개월 정도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
초기 잠수함들은 불과 몇 달 정도 늦게 인도됐지만, 이후 건조된 잠수함들은 예정보다 수년씩 늦어졌다. 가령 USS 뉴저지함은 해군에 약 2년 8개월 늦게 인도됐다. USS 아이오와함은 거의 3년, USS 매사추세츠함은 약 3년 5개월, USS 아이다호함은 거의 3년 늦게 인도됐다.
아직 건조가 완료되지 않은 잠수함들의 인도 지연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가령 USS 아칸소함은 2023년 4월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3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핵 인증 용접공이나 파이프 조정인력, 전기기술자 등 숙련 인력(Workforce)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숙련 조선업 노동자들의 퇴직과 이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분야는 훈련기간도 수년이 걸리는 만큼 숙련노동력 병목 현상은 미국 조선업계에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 왔다. 미국 조선소들이 연합해 연간 8000명의 대규모 채용을 목표로 한 ‘전자선박(Electric Boat) 프로젝트’를 가동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공급망도 문제다. 선박의 필수 장비인 소나, 원자로 관련 장비 등은 핵 등급 부품이 필수인데, 이들을 조달하는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단일 공급자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팬데믹과 무역 분쟁을 거치면서 단 한 개의 부품 조달 지연이 전체 선체 공정을 멈추게 하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 된 것이다.
미국 해군의 전략적 억지력 최우선 과제인 콜럼비아(Columbia)급 잠수함에 우선 순위를 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콜럼비아급과 동일한 인력·설비·공급망을 공유하는데, 설계와 생산공정 배치가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콜럼비아급 잠수함 1척은 버지니아급(Virginia Block V)의 2배 크기이며, 콜럼비아급을 무려 30%나 설계 변경해야 하므로 시간이 훨씬 많이 든다.
생산 압박이 큰 미국은 국내 조선소 용량 한계로 한국, 특히 한와오션(Hanwha Ocean)의 기술·생산력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 한화가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협력 프레임워크의일환으로 지난 2024년 인수한 한화 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도 미국 내 추가 생산 능력 확보가 주목적이다.
한화는 현재 버지니아급 모듈 및 블록 생산이나 장차 미국과 공동 건조를 위한 기반을 검토 중이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현대화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고용도 크게 늘렸다. 한국의 거제 조선소의 모듈 공급 등을 제안한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핵 관련 시설·라이선스·보안 문제로 실제 버지니아급 핵잠 건조는 10년 이상의 장기 과제다.
한편 미 해군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잠수함 함대는 71척의 핵잠수함으로 구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