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기자]
디젤 잠수함 12척과 30년 유지·보수(MRO) 비용을 포함해 최대 60조 원 규모 수출이 보장된 ‘캐나다 해군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목표인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국방비 지출’을 달성해야 하는 캐나다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독일 TKMS를 한국의 한화가 뛰어넘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캐나다 현지 매체 <글로브 앤 메일>과 <로이터> 등 외신들은 6일(오타와 현지시간) “카니 정부는 12개의 재래식 잠수함 제작을 나토 동맹국(독일, 노르웨이)이자 북극해 연안국가(노르웨이)가 협력중인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에 맡기기로 했다”며 이 같이 일제히 보도했다.
독일-노르웨이 합작회사인 TKMS와 한국 조선업체 한화오션이 계약 입찰 경쟁업체로 최종 좁혀졌다. 이후 캐나다의 노후 잠수함 12척을 교체하는 건국 이래 최대 단일 국방 프로젝트를 최종 수주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합해왔다.
TKMS는 나토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20개국 해군에 잠수함을 판매한 관록과 함께 잠수함 수출업체로서 확고한 명성을 쌓아왔다. 반면 한화의 잠수함 고객 목록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줄 뿐이다.
청와대와 군사, 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한국의 약점에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분위기였다. 한국의 철강과 자동차 등 여러 공급망을 다층적으로 엮어 캐나다의 방산 문제를 넘어 산업적 연관을 높여보자는 솔깃한 제안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캐나다가 TKMS를 선택한 것은 나토 동맹국의 방위비 비율을 맞춰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나다는 미국의 국방비 증액 압력에 직면,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치(국내총생산(GDP)의 2%)를 당초 계획보다 일찍 달성했다. 그런데 나토 정상들은 2035년까지 GDP의 5%를 국방 및 안보 관련 투자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잠수함을 독일로부터 수주한 것도 국방 및 안보 관련 투자에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북극해를 둘러싼 러시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북극해 연안 5개국가들의 장기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잠수함 경험 등 앞선 군사 기술력을 보유한 역내 군사동맹국(독일)을 밀어줘 북극 기지 현대화 사업에도 끌어들리여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대부분의 주요 조달 절차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정부는 하위 잠수함 입찰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인 TKMS를 계약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자체가 계약 체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캐나다 정부의 설명이다.
캐나다 칼턴 대학교의 필립 라가세 국방정책 연구교수는 <글로브 앤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명목상 승자와의 협상이 계속될 것이며,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티요르벤 벨만 주캐나다 독일 대사는 이날 카니 총리의 발표 이전에 가진 <글로브 앤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독일, 노르웨이는 함께 가장 크고 현대적이며 위험 부담이 적은 재래식 잠수함 함대를 구축할 수 있다”며 “나토 동맹국 3개국이자 북극권 국가 2개국이 함께 건조, 훈련, 유지 관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한화의 KSS-III 2차 생산형 잠수함과 TKMS의 212CD 모델 모두 자국의 목적에 적합하며, 최종 결정은 각 기업이 캐나다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달려 있다고 밝혔었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7일과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캐나다 해군용 잠수함 12척 건조 계약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기로 한 방침을 미리 밝혔었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출처] 엔트로피타임즈 (https://www.entropy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