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안보

“3차 대전 이미 시작…초반부 주력무기는 AI군인・드론・가짜뉴스”

“핵 억지력 시대의 종말” 설파하는 서방의 노림수는?
지구촌 전쟁 일상화 위해 비대칭 인지전・테러전 감행
러・북・이・중, 모든 가능성 대비…‘미러링’ 군사 대응도 
러 “핵전쟁 배제 못해”…중, 최첨단 드론 편대 선보여
3차대전 연루 위험 커져…호전세력 회피할 지혜 절실


[엔트로피타임즈 이상현 편집위원]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유일한 군사안보 대안으로 여기기 시작한 반면,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은 “핵 무기가 더 이상 전쟁을 억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란까지 정보기술(IT)에 기초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전쟁에 적극 투사, 전략적 세력균형과 기존 핵 억지력 무력화에 본격 나서자 중국과 러시아는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국장은 28일(모스크바 시간) “지정학적 대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군대가 아니라 AI와 자율무기시스템 같은 최첨단 기술이라는 말이 서방에서 자주 나오는데, 이는 진정 새로운 세계안보를 위협”이라고 밝혔다.

 

나리시킨 국장은 이날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주관으로 열린 제1차 국제안보포럼 고위 대표회의에서 “많은 IT 기업들이 AI 기술이 미래에 세력 균형과 기존 핵 억지력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심지어 ‘핵 억지력 시대의 종말’이라는 거창한 주장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 억지력 시대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으며, 서방 강경파들은 이 주장의 진위를 시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해부터 자주 “만약 유럽이 갑자기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이미 준비가 돼 있지만, 곧 협상할 상대가 아무도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적대시하며 굴복시키려 한다면 유럽이 순식간에 핵무기 공격을 받아 잿더미로 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피차 공멸 핵 전쟁, 어차피 발발 불가능…전쟁이 일상모드 되려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전쟁 전까지는 ‘핵 보유국이 연루된 분쟁은 반드시 핵전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분쟁 자체가 억제된다’는 게 통념이었다. 하지만 비록 희생자 규모는 역대 어떤 재래식 전쟁보다 큰 역설적 상황에 놓였지만, 최근의 두 전쟁 모두 핵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이 ‘핵무기의 전쟁 억지력’ 자체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은 ‘서방에 도전하는 세력이 어떤 경우에도 핵전쟁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도발적 가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문제제기 자체에 의도가 내포된 셈이다.

 

5년째 접어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러시아는 아무리 괴롭혀도 먼저 핵전쟁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굳어졌다. ‘상대방이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에 전쟁 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순진한’ 가설은 ‘핵무기 때문에 전쟁 욕구를 굳이 참을 필요가 없다’는 가설로 이어졌다. 전쟁을 통해 특정 국가들에게 에너지와 무역, 화폐 관련 제재를 일상적으로 가해 ‘갈등의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지구촌’을 만드는 게 이 가설의 핵심이다.

 

서방의 ‘핵 억지력 시대의 종말’ 주장은 사실 “특정 국가들(러시아・북한・이란・중국, 미 대외무역법상 해외우려실제, FEOC)이 먼저 핵무기로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반영구적으로 전쟁터에 묶어 놓을 수 있다”는 의중의 다른 표현이다.

미국과 유럽 강국들은 우크라이나와 서아시아(중동)이 끝나지 않었지만, 이미 많은 교훈을 얻었다. 

 

러시아를 제대로 약화시키지 못했고, 미국에 맞선 이란을 제대로 굴복시키지 못했다. 러시아와 굳게 손을 잡은 북한은 국제사회 및 미국 제재를 무시하고 정상국가로 발돋움 할 모양새를 갖추고 있고, 중국의 부상을 막는 길은 요원하다.

 

그래서 차제에 전쟁의 교리를 바꾸고 있다. 적들이 쉽사리 핵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서방의 전쟁 교리에 큰 전환점을 앞당기는 기회(opportunity) 요인이 됐다.  

 

핵교리 대신 가성비 좋은 새 전쟁교리 본격 가동

 

미국이 중심이 된 서방국가 군사지도자들은 자국의 흔적으로 완전히 지운 드론과 미사일, 로봇에 투영된 인공지능(Physical AI)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교리를 써나갔다. 실제로 '전쟁을 억제할 수도 있는’ 핵무기 중심의 비효율적 군사전략을 떨치고, 언제든 적들을 괴롭히고 무력화시키고 지구촌의 악마로 만들 수 있는 길을 모색한 것이다. 전쟁의 효익을 만끽할 수 없는데, 돈만 많이 드는 핵 교리는 휴지통에 버렸다.

 

이제 서방은 적국 공급망을 통해 조달된 부품으로 조립된 드론・미사일・피지컬AI로 언제, 어디서든 적들의 ‘비난받아 마땅한 나쁜 짓’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런 적들을 신랄하게 비난할 심리전 동맹(언론사, 각종 국제기구)을 위해 이미 엄청난 투자를 해놨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런 자작극을 적들의 악행으로 신속하게 확정지워 준다.

 

최근 루마니아와 호르무즈해협, 독일에서 이런 ‘연출’이 의심되는 상황이 실제 발생했다. 지구촌 주류 언론 매체들과 이들의 보도를 그대로 전하는 한국 언론들은 일제히 모든 사례를 러시아(루마니아, 독일)와 이란(호르무즈해협)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있다.

 

이런 새로운 분쟁 유형은 군사 행위에 가담할 동맹의 범위를 정하고 전쟁 비용을 조달하며 주요 전쟁터를 정하는 서방의 지정학(Geopolitics) 전략에 따라 차츰 구체화, 현실화 되고 있다.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큰 프로젝트의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미국 주도로 호주와 일본, 인도가 참여하는 4자 안보대화 쿼드(Quad) 외교장관들은 지난 27일(뉴델리 시간) 인도에 모여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문제를 거론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29일부터 31일까지 주관한 제 23회 아시아지역포럼(샹그릴라 대화)에서 서방 진영은 새로운 군사전략을 이끌어갈 무기를 소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오는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여는 정상회의에는 한국도 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초대를 받았다. 나토는 네 나라를 ‘인도태평양 4국(IP4)’으로 이름을 지어줬고,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이 초대에 응해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로봇전, 인지전으로 이어지는 두 전쟁…“애당초 종전은 없다”

 

<CNBC>의 30일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최초의 휴머노이드 군사 로봇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보냈다. 미군에 군사로봇 공급을 위해 지난 2024년 설립된 미래산업재단(Foundation Future Industries)의 군사 로봇 ‘유령(Phantom MK‑1, 아래 사진)’ 한 쌍이다. 인류 사상 전투지역에 배치된 첫 인간 모양의 로봇이다.

 

 

앵글로색슨 3개국인 미국・영국・호주의 3자 방위협정인 오커스(AUKUS)는 무인수중차량을 2027년 선보일 예정이다. 30일(싱가포르 시간) 샹그릴라 대화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밝힌 내용이다. 무인수중차량은 정찰 및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잠수함 및 대수상전, 기뢰 제거, 전자전, 분쟁지역 연안 기동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AUKUS의 이른바 ‘제2의 핵심 과제’인 양자컴퓨터와 해저, 극초음속, 인공지능 등 사이버 기술을 포함한 첨단군사기술개발의 일환이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은 서방의 이런 군사전략적 전환을 이미 수년 전 간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국가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활용할 방책은 서방의 저강도 도발에 대한 거울 반응(mirroring)과 전술무기를 이용한 응징, 핵 등 전략무기를 통한 전면적 맞대응 구도다.

 

러시아는 전술 및 전략무기 기술을 공개하며 서방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에 대해 핵 전쟁을 포함한 시나리오별 응징 방책을 마련, 공개했다. 중국은 군사용 피지컬 AI 기술 성과를, 이란은 무인기와 드론 기술을, 북한은 첨단 유도공격무기와 제병협동전술운용능력 등을 각각 보강해왔다.

 

러시아 국방 전문지 <내셔널 디펜스>의 이고르 코로첸코 편집장은 최근 현지 매체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전략 핵무기를 완전히 배치한 상태에서 필요시 전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M 전술탄도미사일 시스템 ▲지르콘 극초음속미사일 ▲오레슈니크 중거리탄도미사일 ▲킨잘 공대지 탄도미사일 등을 즉시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30일 중국 언론은 고정익 드론 편대가 광활한 전장을 자율적으로 수색하고 작전 지역의 모든 적을 식별해 제거할 수 있는 ‘전수제거 드론편대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이종 그래프’로 아군-적군 지형을 각각 다른 노드로 표시, 혼란을 방지하는 이 알고리즘의 의사결정 속도는 최소 6.6밀리초(기존 방식의 수백분의 1)에 불과하다. 특수메모리 모듈이 탑재돼 방해전파에 견딜 수 있다. 드론 편대가 인간의 지휘 없이 “모두 찾아 제거하라”는 명령을 완벽히 수행한다.

 

 

북한은 장사정포와 단거리 및 중장거리 미사일 등 기존 재래식 무기 전체에 정교한 유도기술을 적용했다. 공격무기에 핵을 포함한 순항정밀타격 능력, 협동전술운용능력 등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능력들이 단거리,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결합된다.

 

앵글로색슨 감독…주연은 동유럽・아시아 나토 우방국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이사회 서기장(사무총장)은 28일 안보포럼에서 “이전에는 핵무기 보유를 고려하지 않았던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가 유일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국제사회에 핵무력 보유를 드러내놓고 과시하는 조선(북한)은 물론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끝까지 농축우라늄 반출을 거부하는 이란의 명분을 긍정적으로 헤아린다는 입장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핵전쟁, 곧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전쟁터는 유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러시아 대외정보국 수장의 견해다.

나리시킨 SVR 국장은 “유럽 대륙에서 전쟁의 북소리가 특히 크게 울리고 있어 전쟁 발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새로운 세계대전이 언제 시작될지, 혹은 이미 시작됐는지, 인류가 전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 러시아 안보리 서기장은 “서방 국가들은 세계 주요 강대국들을 압박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도록 유도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반러 성향의 완전한 군사·정치 블록으로 변모한 유럽연합(EU)의 군사화라는 배경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는 1930년대 독일의 모델을 방불케 한다고 묘사했다. 

 

EU는 폴란드와 발트 3국, 핀란드, 기타 구소련 동유럽국가들에서 전쟁을 치를 속셈이다. 제2, 제3의 젤렌스키들은 자국을 전장터로 활용하기 위해 분주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나리시킨 국장은 “나토 동맹이 동부에서 대규모 분쟁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은 7월 나토정상회의에 IP4를 불러 전쟁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주연으로 EU가 부각되지만 여전히 감독은 미국이다. 우크라이나 작전 지역에서 탈취된 무기가 이미 유럽 전역에 자유롭게 유통돼 국제 테러단체의 손에 들어가고 있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세계는 머지 않아 러시아 병사들이나 벨라루스에 주둔하는 군사전문회사 바그너그룹의 복장을 한 테러리스트들이 동유럽 양민들을 무참히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때로 진짜처럼 보이는 딥페이크(Deep Fake) 영상도 자주 공중파 TV에 등장할 전망이다. 

 

나리시킨 국장은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에 영국이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이 사악한 영국의 계략에 휘말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