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황의 e법칙] 균형발전 초석 될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본궤도

농촌 살리고 에너지도 자급자족…황혼빛 농촌에 푸른 성장동력
태양광발전수입으로 소멸위기 농촌 살리고, 농가소득구조 혁신
분산형 자립형 구조로 국가 에너지시스템 전환…"중대한 전환점"

 

2026년 5월 7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농촌을 살리고, 국가 에너지 구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법들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농지법> 개정을 통해 영농형 태양광 농지의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기존 최대 8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 영농형 태양광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요건, 발전지구

지정, 임차농 보호, 지원체계를 제도화했다. 이번 입법의 핵심은 농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농업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병행하고, 농민 소득을 확대하며,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의 현실

 

오늘날 농촌의 현실은 심각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농가인구는 사상 처음 200만 명 이하로 감소했고, 2026년에는 약 194만 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초반 400만 명 수준이던 농가인구가 사실상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농촌의 고령화다. 현재 농가인구의 약 56%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전체 국민 고령화율(약 21%)과 비교하면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 그 자체다. 청년농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으며, 많은 농촌 지역은 학교, 병원, 상점, 교통 기반이 무너지며 사실상 지역소멸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단순한 농업 보조금만으로는 농촌을 살릴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소득 구조다. 바로 여기서 영농형 태양광의 ‘햇빛소득’ 개념이 등장한다. 기존 농업수익이 100이라면 영농형 태양광 도입 후 농업수익은 일부 감소해 70~80 수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기판매수익 50~60이 추가되면 총소득은 120~140 수준으로 확대된다. 즉, 농업을 유지하면서도 소득을 구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농촌과 농민, 에너지와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는 전략

 

이번에 통과된 법은 단순히 태양광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시대에 농촌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방면으로 확장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우선, 이번 입법은 그동안의 농업의 역할과 농업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두 번째로는 농민들의 소득을 장기적으로 안정화하겠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AI 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이 20~30년 동안 가능해지면, 전국적으로 각 지역의 데이터센터와 가까운 곳에서 재생에너지를 쉽게 수급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농촌 공동체를 경제적으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농형 태양광의 기대 효과

 

영농형 태양광이 확대되면 다양한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우선, 농촌 지역이 경제적으로도 살만한 곳이 되어 인구 유입 등으로 농촌 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되고, 청년들의 귀농과 귀촌이 더 활발해지고, 주민복지도 좋아지면서 마을 공동체가 복원되는 구조적 효과가 기대된다.

 

과거 일제강점기 때 "농촌으로 가자’!"는 브나로드(Vnarod)운동'이 농촌 계몽과 교육을 통해 민족의 생존 기반을 지키려 했다. 오늘날 영농형 태양광 확산은 소멸해가는 농촌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되살리는 현대판 브나로드 운동이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는 지식과 교육이 농촌을 살리는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재생에너지와 햇빛소득이 농촌을 살리는 핵심 정책이 될 수 있다.

 

영농형 태양광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효과는 농가소득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기가와트(GW) 규모 분산형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이 전력으로 수백만 가구와 미래형 AI 산업계에 전력 공급이 가능해지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RE100 산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에너지 민주주의로 가는 전환점

 

에너지 민주주의란 단순히 친환경 전기의 보급만을 뜻하지 않는다. 누가 에너지를 생산하고, 누가 수익을 가지며, 누가 에너지 주권을 갖는가의 문제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민이 생산자이며, 국가와 국민펀드와 주민이 투자자가 되고, 마을이 수익 공유자가 되며, 지역과 주민들이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에너지 민주주의와 경제 민주주의의 확장이다. 농촌의 주민들이 발전사업 주체가 되어 에너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수익을 공유하며,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스스로 강화하는 구조다. 이는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지역 균형발전과 분산형 에너지 모델과도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에너지 민주주의의 실증 사례가 될 수 있다.

 

기본소득으로 이어질 제도…안착 위한 법적, 기술적 과제 많아

 

영농형 태양광의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농사를 직접 짓고 있는 임차농을 보호해야 한다.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라, 실제 경작자의 권리와 책임이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작물별로 과학적 기준을 정립하여, 빛의 차광률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구조물의 표준화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전력 계통 연계를 확대하여 전력 판매를 위한 지역 전력망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원활히 하기 위한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형 추진 계획을 잘 세워야 하며, 기존에 논의해 온 ‘햇빛소득마을’ 프로그램과 농촌형 RE100과 지역 차원의 기본소득 정책과도 긴밀히 연계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전환, AI 시대에 맞는 지속가능한 사회제도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영농형 태양광 입법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법안 통과가 아니다. 이는 소멸 위기의 농촌을 살리고, 농민 소득 구조를 혁신하며, 국가 에너지 체계를 분산형 자립형 구조로 전환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영농형 태양광 정책은 햇빛소득을 통해 농촌의 지속가능한 생존과 번영을 만드는 새로운 국민운동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농촌은 더 이상 쇠퇴의 공간이 아니다. 농촌과 농업과 에너지가 결합하면 향후 AI 시대에 미래 산업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황상규 칼럼니스트
ESG평가연구소장,  ISO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독일 프랑크푸르트(괴테)대학 환경윤리학 박사 수료, , ‘사회책임의 시대‘(2013)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