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말,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약 57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약 37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두 기업의 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95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떠받치는 거대한 성장 엔진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 자부심이 된 ‘삼전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한 주주들이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 기대 속에서 기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은 국민들조차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협력업체 매출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확대, 세수 증가,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황은 특정 집단만의 이익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경제 구조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하지만 막대한 수익은 동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익은 누구를 위해, 어떻게 배분되어야 하는가?” 돈이 커질수록 분배 구조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한 실적 경쟁을 넘어, 초호황의 성과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연결하는 지혜가 더욱 요구되는 때다.
노조와 주주는 갈등이 아니라 공동 성장 파트너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사상 최대 실적 속에서도 노동자 보상 구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성과급 확대와 이익 공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의 핵심 주체로서 보다 공정한 분배를 원한다. 반면 주주들은 배당 확대와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
표면적으로는 갈등 구조처럼 보이지만, 보다 통합적으로 보면 노동자와 주주는 모두 기업 성장의 공동 이해관계자다. 노동자의 생산성과 헌신 없이는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없고, 주주의 자본 투자 없이는 대규모 연구개발과 글로벌 설비투자가 어렵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은 대립 구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한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 왔던 ‘우리사주제도’와 ‘종업원지주제도’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사주제도’는 노동자가 자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기업 성장의 직접적 수혜자가 되는 구조다. ‘종업원지주제도’는 노동자가 보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 임금 구조를 넘어 노동자를 기업의 공동 소유자이자 성장 파트너로 전환시키는 제도다.
미국의 종업원주식소유제도(ESOP), 영국의 종업원 지분참여제도, 스페인의 협동조합형 기업 구조 등이 보여주듯 노동자가 일정 부분 기업 성장의 성과를 공유할 때 생산성 향상, 조직 충성도 강화, 파업 감소, 장기 경쟁력 강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보다 발전된 한국형 성과공유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균형과 공동 발전의 조정자, 정부의 역할 중요
기업 이익 구조에서 정부의 역할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단순히 세금을 걷고 정책을 진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 성장과 사회적 성과를 국민 전체에 펼쳐나가는 ‘자원 재분배’ 역할의 핵심 조정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창출하는 막대한 수익은 법인세, 고용세수, 각종 재정 기여를 통해 국가 재정 기반을 강화한다. 이러한 세수는 복지와 교육, 공공 인프라, 에너지전환, 지역균형발전, 기술개발 및 인재양성 등에 활용되며 궁극적으로 전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즉 정부의 법인세 정책과 산업정책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성공을 국민 모두의 공동 자산으로 전환하는 장치다. 정부는 균형 있는 조세정책과 산업정책을 통해 ▲노동자의 복지 향상 ▲주주의 안정적 투자 환경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정부가 과도한 규제만 강화하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친 감세나 기업 편향 정책은 사회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균형 잡힌 정책을 통해 노조와 주주, 기업과 국민 모두의 장기적 이익을 통합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ESG 가치와 한국형 산업민주주의 모델
오늘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회장 래리 핑크는 지속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해 왔다. 그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기업만이 장기적 투자 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자 권익, 지역사회 기여, 지속가능한 공급망,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일수록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단순한 매출 경쟁이나 기술 경쟁을 넘어, 노동자·주주·정부·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ESG 기반 지속가능경영 구조를 본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기업 활동으로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는 다음의 복합 구조와 관계성 속에서 각 분야의 역학과 책임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노동자 등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 및 우리사주 확대, 주주들에 대한 배당, 미래 투자, 법인세 등 정부 세수 기여, R&D 등 재투자와 기업 유보금 확보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단기 갈등을 줄이고, 기업 전체를 지속가능한 국가 성장 엔진으로 발전시킨다. 노동조합의 이익도, 주주의 이익도, 정부의 세수 확보도, 기업의 미래 투자도 결국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에너지다. 어느 한 축만 강조해서는 지속가능성이 흔들린다.
노동자·주주·기업·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건설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배분 구조를 미래 지향적으로 설계해내야 한다. 기업의 성공과 이익 창출이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성장과 국민 행복 실현의 거대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일류 기술기업 단계를 넘어, 노동자·주주·정부·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한국형 산업민주주의와 ESG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미래기업의 표상으로 발전해가길 기원한다.
황상규 칼럼니스트
ESG평가연구소장, ISO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독일 프랑크푸르트(괴테)대학 환경윤리학 박사 수료, , ‘사회책임의 시대‘(2013)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