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타임즈 손영남 기자] 자율 주행 차량이 도로에 등장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그로 인한 교통 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아직은 완벽하지 못한 기술이기 때문에 언제든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실제 통계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최근 자율주행 관련 사고 통계와 수억 마일에 달하는 주행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독자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흥미로운 점은 분석 결과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기술이 아닌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주의 산만, 과속, 음주, 졸음 운전 등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인적 요인’이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자율 주행으로 인한 사고보다 오히려 인간의 부주의가 사고의 깆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전성만 놓고 본다면 인간보다 더 뛰어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데이터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자율 주행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따뜻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 상용화 수준 도달 주장에도 여전히 불신감 상존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인간 운전자보다 더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즈는 자율주행 기술 분석 기사에서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는 인간 운전이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임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러한 위험 요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제한된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의 안전성이 인간보다 앞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은 센서와 카메라, 레이더를 통해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인식하며, 감정이나 피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동일한 조건에서 일관된 판단을 수행한다는 것. 인간 운전자와 달리 순간적인 판단 착오나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고속도로와 같이 교통 흐름이 일정하고 변수 통제가 가능한 환경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율이 인간 운전자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특정 조건에서는 이미 상용화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기술 발전 속도와 사회적 수용성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인간과 기술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인간 운전자가 사고를 일으킬 경우 이는 개인의 실수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식되며 훨씬 엄격한 평가가 내려진다. 동일한 결과의 사고라 하더라도 책임의 무게와 사회적 파장은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중 기준’은 기술 도입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자동차 산업 관계자는 “사람이 일으킨 사고는 일상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기계의 사고는 허용할 수 없는 실패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인식이 자율주행 기술 확산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로 이해해야
자율주행 기술 논쟁의 중심에는 ‘완벽성’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기술이 인간보다 낮은 사고율을 기록하더라도 사회는 여전히 ‘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태’를 기준으로 기술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준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인간 역시 지속적으로 사고를 발생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역시 ‘절대적 안전’이 아닌 ‘상대적 위험 감소’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완벽 여부가 아니라 기존보다 얼마나 위험을 줄일 수 있느냐”라며 “통계적으로 더 안전한 선택지가 존재한다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로보택시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특정 구간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운행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물류·배송 분야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며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보험 업계 역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책임 구조가 기존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위험 평가 모델과 보험 상품 설계를 새롭게 정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교통 수단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기술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술에 대한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더라도,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의 이점이 누적되면 결국 시장과 정책이 이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기준과 선택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는 이미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인간의 몫이라는 점에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